항공권 예매 이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ㅋ역ㅋ을 하고 본격적으로 여행준비 시작!!을 해야하지만..
난 2년만에 집밖에 나온 강아지마냥 이리저리 나다니며 그저 놀고먹기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쳐다본 달력의 날짜는 출국 일주일전을 나타내고 있었고,
그 때가 되어서야 나는 엑셀로 여행계획도 짜고 준비물도 적어보고 여행자 보험도 가입하고 카페나 블로그에서 정보도 얻고 여권도 갱신하고 여행지에 있을 나를 상상하며 혼자 두근거리기도 하고 미니홈피에 여행간다고 친구들한테 자랑도하고 매일매일 환율 확인해가며 환전도 하고 숙소도 정했다. 그래 여행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런것들 있잖아..


여기서 기타 준비물 내용이라던지 보험, 숙소정보 따위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
사실 이 부분은 주변지인들의 정보를 통해서 정했으므로 나도 잘몰라염ㅋ
어쨌든, 그렇게 초스피드 간편 1주일 여행준비가 마무리되었다.


11/07/16

그리고 드디어 출국 당일
속이 꽉찬 만두처럼 채워넣은 때깔고운 65리터 배낭과 나의 시선을 담아줄 DSLR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 !!



공동운항이라 비행기도 에어프랑스.
승무원들도 한국분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프랑스 스튜어디스였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운게 여행이 아닐까.
긴 비행시간조차 프랑스에서의 풍경들과 만나게 될 사람들, 행복한 기억들을 상상하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그렇게 도착한 파리 CDG공항.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가 마중을 나와 함께 파리 중심부로 갔다.





파리에서 가장 처음 보았던 오페라광장 건물.
북적대는 사람들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나라의 언어가 여기가 파리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악명높은 파리 메트로의 악취도, 손으로 지하철문을 직접 열어야만하는 낙후된 시설도 상관없었다.

그냥 좋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고 또한 즐거웠다. 
처음 파리에서 느꼈던, 아니 어쩌면 '파리를' 느낀 감정은 아마 다시는 겪어보지 못할 것 같다.

다음날 워크캠프 지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친구와 저녁을 먹고 소개해준 아주머니댁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무리 지인의 부탁이라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았을텐데 드라이기까지 빌려주며 친절하게 대해주신 아주머니께 감사하다.


11/07/17

그렇게 다음날 아침 AUSTERLITZ역에서 함께 워크캠프를 하게 된 동갑내기 친구 단하와 만나 함께 MER까지 갔다.
사실, 이전에 신청했던 사람이 취소를 해버려서 혼자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되어 정말 다행이였다.





두시간쯤 이동하여 도착한 MER역.





역내의 이쁜 자판기.
캠프리더와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미리 도착했기 때문에 역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베낭을 맨 외국인이 왔다.
그리고는 우리 눈치를 슬쩍슬쩍본다ㅋㅋㅋㅋ 내가 가서 워크캠퍼냐고 물었더니 맞단다. 그러고는 종이한장을 보여주는데 같은 프로그램의 내용이였다. 그때부터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멕시코에서 온 페드로.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착하다. 그리고 역시나 A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몇 분 뒤에 또 한명의 캠퍼가 왔다. 이름은 푸앗이고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왔다.





프랑스의 7월은 생각보다 추웠다. 네명이서 한참을 기다려도 리더가 안오길래 전화를 하기로 했다.
캠프 지원자인데 MER역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더니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했다.
메르라고 했더니 잘 모르는것 같아서 프랑스식으로 메흐라고 해도 모른다.  옆에서 애들이 머르, 메, 멕 등 온갖 이상한 발음들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ㅋㅋㅋㅋㅋㅋ우리 추워 춥다고ㅋㅋㅋㅋㅋ
그런데 갑자기 리더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알았다고 데리러 온단다.
네명 모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그냥 기다렸다ㅋㅋ









그렇게 얼마 후, 우여곡절 끝에 리더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리더 이름은 티부.
원래 이런 여행에서 순탄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영화를 보면 가끔 위기도 있고 슬픈 장면도 나오고 그러는거지.
영화하니까 생각난건데, 우리 리더는 영화 13구역에 나오는 프랑스 형사를 닮았다. 잘생김.

그렇게 우리는 차를 타고 우리가 지낼곳인 MENAR로 갔다.
도착하니 워크캠퍼인 체코애들 두명이랑 캠프기구에서 일하는 프랑스인 몇명이 있었다.
체코애들 이름은 마틴과 수잔나이고 연상연하 커플이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탈리아 여자애랑 대만 여자애도 오기로 했었는데 무슨 문제인지는 몰라도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한국인 두명 나랑 단하, 멕시코 페드로, 터키 푸앗, 체코 마틴이랑 수잔나. 이렇게 여섯명이다.
근데 친해지기도 전에 다들 배가고파서 일단 점심부터 먹고 숙소를 둘러보기로 했다.





여기가 우리가 지내게될 숙소이다. 안내문에는 텐트에서 잔다고 그랬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은 우왕ㅋㅋㅋ굿ㅋㅋㅋ
사실 우리 침대는 칸막이 뒤편에 있다. 이 공간은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다. 대개 워크캠프가 지원자들끼리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내가 참여한 캠프는 지원자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Homeless people 즉, 노숙자들이랑 함께 지내고 일하는 것이다.

리더 티부가 점심을 먹으며 설명해주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알콜, 마약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고
지금은 어떠한 노숙자들의 단체나 연합을 만들어 함께 고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괜히 불안하고 도난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땐 몰랐었다.
이 사람들이 그렇게 날 웃고 울게 만들며, 나의 마음에 이토록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은.

 



우리 캠프 리더가 티부라면 노숙자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카멜.
정말 이해심이 넓고 속이 깊다. 또한 영어도 할 수 있기에 현지 사람들과의 의사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는 어린아이들의 학교로 쓰고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시설이 매우 깔끔하고 색깔이 아기자기하다.





하지만 단 하나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샤워장ㅋㅋㅋㅋㅋㅋ
특수튜브에 물을 담아 저 안에 들어가서 위에 튜브를 걸고 수동으로 샤워하는 아주 멋스러운 방법이다.
임시로 만들긴 했는데 나중에 보수작업을 더 해준다고 했다. 사실 더 해도 똑같음ㅋㅋㅋㅋㅋㅋ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90년대 복고풍 트위스트스텝을 밟으며 신나게 요리할 수 있었던 주방





대충 짐을 풀고 카멜이 프랑스 전통 공놀이를 하자고 했다.
각자 다른 모양의 쇠공두개를 가지고 일정한 자리에서 던져 작은 나무공에 가장 가까이 가면 이기는..
뭐야 알고봤더니 땡금이자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에 역회전도 걸고 같은 팀의 공을 일부러 쳐서 가까이 보내기도 하고 아무튼 생각보다 두뇌게임이다.
나랑 푸앗은 이때부터 이 게임에 중독되고 마는데..ㅋㅋㅋ





왼쪽부터 푸앗, 페드로, 수잔나, 마틴, 카멜







마틴ㅋㅋㅋㅋㅋㅋㅋ





점수계산중





군대에서 내기 땡금 하는 실력 어디가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다운 장소와 아름다운 사람들
모든것이 행복한 추억을 남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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