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21

AM 09:00  Bonjour :)

오늘은 다행이 비는 내리지 않는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하늘부터 보는게 습관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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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사당번이므로 나머지 사람들은 일하러 나가고
나랑 카멜, 노노는 근처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우리 일터로 가는 가로수길. 너무 이쁘다.





마트 가는 중에 차창 밖 풍경






드디어 도착ㅋㅋ

처음보는 브랜드이다.
옆에 까르푸는 왜 안가냐고 했더니 여기가 자기 단골이라 그랬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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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이랑 노노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담고 있고
나는 구경하느라 온 마트 내를 돌아다녔다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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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서  점심준비를 했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위해 정성껏ㅋㅋㅋㅋ




Homeless people 중 유일하게 약간의 영어를 할 줄 알았던 노노.
솔직히 나는 프랑스 요리를 잘 몰라서 그냥 노노가 시키는대로만 했다ㅋㅋㅋㅋ





이제 오븐에 넣기만 하면 끝!!






과일과 계란도 이쁘게 잘라서 놓고



 



베이컨 햄과 나쵸, 샐러드도 준비 끝ㅋㅋ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ㅋㅋ

캠퍼중에 프랑스어를 가장 잘했던 페드로는 항상 사전을 찾아가며 우리의 통역을 도와줬다ㅋㅋㅋㅋ


 



페드로와 두명의 잔-마리ㅋㅋㅋㅋ

수염난 개구장이 잔-마리와 파리에서 수학교사였었던 잔-마리.
수학교사여서 그런지 매일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항상 신문에 있는 스도쿠를 풀었다.
우리 아버지도 수학교사이고 나도 수학에 관심이 많다고 그랬더니 신기하다고 막 스도쿠 풀어보라고ㅋㅋㅋ
항상 보면 쉬운 난이도는 안풀고 어려운거만 푼다ㅋㅋㅋ그것도 10분안에 무조건. 스도쿠 천재 ㅠㅠ
밥먹을때 잔-마리 옆에 앉으면 항상 나랑 기하학, 대수학, 미적분 이런 얘기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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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바바랑 푸앗이랑 탁구대를 만들었다.
책상 세개로 급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꽤 그럴싸함ㅋㅋㅋ



이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진정한 탁구고수는 마틴이였다.

양면타법, 수비형 탁구 그런거 씨알도 안먹혔다 ㅜㅜ 그냥 탁구선수임ㅋㅋㅋㅋㅋㅋㅋ
소싯적 탁구채 좀 잡았다고 덤볐다가 발렸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날은 자정이 넘어서까지 탁구하느라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다.ㅋㅋㅋㅋㅋ






11/07/20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는 하늘이다.
모두들 일 하고싶다고 비오면 안된다고 기도했지만ㅋㅋ
역시나 비가 쏟아졌다. 어쩔 수 없이 오전에는 그냥 비가 그치길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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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사람들끼리 다함께 지켜야할 기본적인 룰 몇가지를 정하였다.
사실 내용또한 형식적인 것이지만, 모여서 대화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니깐.
 



누군지몰라도 자꾸 낙서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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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본적인 문장 몇개를 각 나라들의 언어로 써서 붙여 놓았다.
체코, 터키, 프랑스, 스페인어는 알파벳을 써서 비슷한 단어나 구조가 많았는데 한국어는 너무 다르다.
 



서로 읽어보며 웃고 떠드는 와중에 페드로가 어깨를 툭툭치더니 "오눌 비갸 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es, Hoy Esta Lloviendo :)
 



작업할 때 입으라고 준 옷인데 너무 추워서 그냥 입고 지냈다 ㅠㅠ
더울 줄 알고 반팔만 잔뜩 챙겨왔는데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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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되자 다들 배가고픈지 주방으로 하나둘씩 모였다ㅋㅋㅋ
 



우리 과일창고!! 너무 맛있었던 메론





맛있는 요플레와 음식, 맥주가 가득한 게 자랑ㅋㅋㅋㅋ 느끼한 치즈도 가득한 건 안자랑 ㅠㅠ





맛있는 과자들. 심심할때 먹고 놀면서 먹고 밤에 게임하면서 먹고ㅋㅋㅋㅋ



 



오늘의 점심ㅋㅋ

감자와 파스타 위에 치즈와 베이컨을 올려 오븐에 구웠다.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않고 괜찮았다.





bon appét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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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오후엔 다행히 비가 그쳐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수잔나랑 마틴, 페드로는 주변 나뭇가지를 정리하기로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빨래터 정리를 했다.
 



엄청난 진흙의 실체를 실감한 뒤, 잠깐 휴식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계? 그런거 없음 ㅜㅜ 백퍼센트 수작업인데다가 그나마 있는 삽이랑 곡괭이도 너무 불편했다. 
길기만 길고 한국 삽처럼 뒤에 손잡이도 없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많은 진흙들을 양동이로 하나씩 다 날라야 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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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 피곤한 사람은 자고 놀 사람은 놀고 그냥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일 끝나고 마시는 맥주한잔은 최고ㅋㅋㅋㅋㅋㅋ


 
 



장난끼 많은 바바가 작업복이랑 술병들고 뭐하나 싶었더니, 아기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앗이랑 단하가 세상에서 가장 큰 베이비라고 놀렸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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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저녁은 바비큐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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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부르고 일을 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저녁에 사람들과 카드게임 조금 하다가 일찍 잠이 들었다.
 



나랑 단하의 옷장ㅋㅋㅋ
이곳에 점점 적응하고 있는 건지 이제는 편하다. 그래서 옷 정리하기도 귀찮았나보다 ㅜㅜ 

bonne nuit.





11/07/19

프랑스 온 이후로 계속 날씨가 좋지않다. 프랑스에서 이렇게 계속 흐린 적도 드물다고 했다.
애들한테 한국은 지금 rainy season이라고 그랬더니 한국에서 비구름을 몰고왔다고 놀렸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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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는 MENARS 시장과 마을분들이 환영행사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다.



시장 건물인데 사실 학교이고 시장실은 학교안에 조그맣게 있다. 아무래도 마을이 작다보니.






가운데 사람이 MENARS 시장. 

그리고 다른 고위 관계자ㅋㅋ분들과 마을주민들도 함께 행사를 준비해 주셨다. merci ~








어떤 아주머니께서 내 카메라를 보더니 단체사진 찍어주겠다고 그랬다.
근데 푸앗은 담배피러 가서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파란색 티셔츠는 Menars가 속해있는 지역인 Loire-et-Cher 에서 만든 거다.
말하자면 경상북도 홍보 티셔츠 같은거.





환영파티가 끝나고 나와서 이런저런 이야기 중.






저기 가운데 검은옷 입은 사람이 바바이고 그 옆에 주머니에 손넣고 있는 사람이 잔-마리.
캠프하는 동안 나랑 가장 친했던 사람들. 정말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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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빨리 숙소로 가고싶었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워낙 모여서 이야기하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그냥 학교앞 놀이터에서 기다렸다ㅋㅋ



하염없이 바라보는 수잔나 ㅠㅠ 빨리 집에 가요 우리..






숙소로 컴백해서 식사준비~!





테이블 세팅중인 훈남 마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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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근교로 놀러갔다.
Loir-et-Cher지방은 다양한 고성과 아름다운 Loire강이 있어서 볼거리가 많다고 그랬다.
근데 우리 일은 언제하냐고 물었더니 일하는데 필요한 장비들이 도착하지 않아서 아마 내일부터 하게 된단다.
여유롭다. 뭐..나야좋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작은 마을에서 발견한 성당.






동화 속 풍경같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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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Loire강 도착!!






유네스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너무 깨끗하고 좋았다.

티부한테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이 부럽다고 그랬다.
사실은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며 즐기는 그들의 여유가 더 부러웠지만.




또다른 성당에서 푸앗이 포즈 취해줌ㅋㅋ






나는 항상 행복한 순간엔 그 시간이 끝나게 되는 마지막을 생각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미리 줄이고자 하는 마음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영원한건 없다. 행복한 시간들도 마찬가지다.
찰나로 묶어낼 수 없는 것이 영원이라면, 순간을 살아가는 나는 이제 하루하루의 행복한 순간들만 생각하기로 다짐했다.

일찍 잠이 들었다.
내일 일해야 되니깐. 



 
 


11/07/18


일어나보니 단하랑 페드로는 벌써 일어났는지 자리에 없고 체코 커플이랑 푸앗은 여전히 꿈나라였다.
비몽사몽인채로 만나는 사람들과 봉주르~ 하고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식당에 가보니 먼저 일어난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길래 일어나자마자 반쯤 눈감긴채로 밥을 먹었다.ㅋㅋ
아침식사는 다 같이 하는게 아니고 일어나는 대로 식당에 오면, 각자 접시랑 나이프 챙겨서 먹는 셀프서비스.
그렇기에 아침식사는 당번이 따로 없다.



이렇게 콘프레이크와 커피, 잼, 바게트와 빵이 우리의 아침메뉴.

원래 잡식성이라 그런지 지내는 이주동안 음식이 입에 맞지않거나 질리지 않았다.
여행와서 음식이 안맞으면 가장 불편한데 그런점에선 다행이다.ㅋㅋ





아직 첫날이라 짐도 다 못풀어서 깔끔한 상태이다.
나중에 변한 우리 숙소를 보면 거지소굴이 따로 없다.ㅋㅋㅋ






캠프의 부리더라고 할 수 있는 로한. 주로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사진과 영상촬영을 담당했다.






오전에는 모여서 식사당번을 정했다.

식사당번은 점심과 저녁 두끼를 준비해야 하고 재료는 미리 티부가 사 놓기로 했다.
세명이 한 조인데, 빨리 친해지기 위해 나라마다 섞이기로 했다. 그리고 노숙자 한명도 함께 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단하, 수잔나, 그리고 잘생긴 우리 리더 티부ㅋㅋㅋㅋ





그리하여 짜여진 첫주 식사준비조!!

가장 위에서부터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체코어, 스페인어, 터키어.
아 그리고 난 KYU로 표기되어 있는데,
처음에 소개할때 규형 Kyuhyung이라고 발음해보라고 하니까 다들 '형'발음이 안된다ㅋㅋㅋㅋㅋㅋㅋ
Hyung가지고 사람들이 5분을 그러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꾸 흥헝거리길래 아 됬다고 나 그냥 규라고 하라고 그래서 졸지에 이름이 외자가 되어버림ㅋㅋㅋㅋㅋ
그래도 이주동안 KYU라고 불려서 그런지 이젠 어색하지 않고 좋다ㅋㅋ





우리가 지낸 학교의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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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이주 동안 일할 장소로 가보기로 했다.




너무 아름다운 프랑스 시골 거리.






길을 가다 발견한 엔티크한 자동차.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오래된 자동차를 여전히 많이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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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정도 걸어가보니 우리가 일할 장소가 나왔다.
예전에 마을 공동 빨래터로 쓰이던 곳이였다는데 오래 방치되어 풀과 나무가 무성했다.



우리가 할 일은 이 곳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다.
처음에 듣고선 '별로 할것도 없네, 풀베고 치우면 끝이네'라는 지금 생각하면 매우 어이없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며 알게되었다.
온갖 넝쿨들과 사방에 깔려있는 진흙더미가 수풀이라는 보호막 아래에서 은밀히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지붕에서 도마뱀 나왔다길래 전부 구경하는 중ㅋㅋㅋㅋㅋ
그 와중에도 일에 대한 청사진을 진지하게 계획중인 멕시코용병 페드로와 리더 티부ㅋㅋㅋㅋㅋ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을 준비했다.

푸앗과 카멜은 종교적인 이유로, 단하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돼지고기를 못먹었다.
그래서 매 끼니마다 우리는 pork와 beef를 따로 구분해서 요리하였다.
주변에 하얗게 보이는것이 전부 치즈이다. 프랑스 사람들의 치즈, 와인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멕시코에 정신줄 놓고온 페드로





식사 후엔 함께 사진도 찍으며 자유시간을 가졌다.
수잔나 옷에 붙어있는 스티커는 이름 빨리 외우라고 붙인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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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사람이 공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너도나도 끼워달라고 그래서 판이 커졌다.축구 한게임ㅋㅋ




축구잘한다고 칭찬받았다ㅋㅋㅋ축구강국 프랑스에서ㅋㅋ
그런데 더 재밌는건 사람들 몸개그 수준이 수준급이다.ㅋㅋ
그렇게 함께 웃고 즐기며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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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사람들과 마을 주변을 산책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아, 그리고 여기는 해가 늦게 진다. 밤 9시에도 해가 지지 않아 늦게까지 구경하고 좋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자유시간엔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같다.
눈길 닿는 모든 곳이 화보이자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곳이니깐.







항공권 예매 이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ㅋ역ㅋ을 하고 본격적으로 여행준비 시작!!을 해야하지만..
난 2년만에 집밖에 나온 강아지마냥 이리저리 나다니며 그저 놀고먹기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쳐다본 달력의 날짜는 출국 일주일전을 나타내고 있었고,
그 때가 되어서야 나는 엑셀로 여행계획도 짜고 준비물도 적어보고 여행자 보험도 가입하고 카페나 블로그에서 정보도 얻고 여권도 갱신하고 여행지에 있을 나를 상상하며 혼자 두근거리기도 하고 미니홈피에 여행간다고 친구들한테 자랑도하고 매일매일 환율 확인해가며 환전도 하고 숙소도 정했다. 그래 여행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런것들 있잖아..


여기서 기타 준비물 내용이라던지 보험, 숙소정보 따위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
사실 이 부분은 주변지인들의 정보를 통해서 정했으므로 나도 잘몰라염ㅋ
어쨌든, 그렇게 초스피드 간편 1주일 여행준비가 마무리되었다.


11/07/16

그리고 드디어 출국 당일
속이 꽉찬 만두처럼 채워넣은 때깔고운 65리터 배낭과 나의 시선을 담아줄 DSLR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 !!



공동운항이라 비행기도 에어프랑스.
승무원들도 한국분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프랑스 스튜어디스였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운게 여행이 아닐까.
긴 비행시간조차 프랑스에서의 풍경들과 만나게 될 사람들, 행복한 기억들을 상상하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그렇게 도착한 파리 CDG공항.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가 마중을 나와 함께 파리 중심부로 갔다.





파리에서 가장 처음 보았던 오페라광장 건물.
북적대는 사람들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나라의 언어가 여기가 파리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악명높은 파리 메트로의 악취도, 손으로 지하철문을 직접 열어야만하는 낙후된 시설도 상관없었다.

그냥 좋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고 또한 즐거웠다. 
처음 파리에서 느꼈던, 아니 어쩌면 '파리를' 느낀 감정은 아마 다시는 겪어보지 못할 것 같다.

다음날 워크캠프 지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친구와 저녁을 먹고 소개해준 아주머니댁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무리 지인의 부탁이라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았을텐데 드라이기까지 빌려주며 친절하게 대해주신 아주머니께 감사하다.


11/07/17

그렇게 다음날 아침 AUSTERLITZ역에서 함께 워크캠프를 하게 된 동갑내기 친구 단하와 만나 함께 MER까지 갔다.
사실, 이전에 신청했던 사람이 취소를 해버려서 혼자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되어 정말 다행이였다.





두시간쯤 이동하여 도착한 MER역.





역내의 이쁜 자판기.
캠프리더와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미리 도착했기 때문에 역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베낭을 맨 외국인이 왔다.
그리고는 우리 눈치를 슬쩍슬쩍본다ㅋㅋㅋㅋ 내가 가서 워크캠퍼냐고 물었더니 맞단다. 그러고는 종이한장을 보여주는데 같은 프로그램의 내용이였다. 그때부터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멕시코에서 온 페드로.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착하다. 그리고 역시나 A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몇 분 뒤에 또 한명의 캠퍼가 왔다. 이름은 푸앗이고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왔다.





프랑스의 7월은 생각보다 추웠다. 네명이서 한참을 기다려도 리더가 안오길래 전화를 하기로 했다.
캠프 지원자인데 MER역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더니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했다.
메르라고 했더니 잘 모르는것 같아서 프랑스식으로 메흐라고 해도 모른다.  옆에서 애들이 머르, 메, 멕 등 온갖 이상한 발음들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ㅋㅋㅋㅋㅋㅋ우리 추워 춥다고ㅋㅋㅋㅋㅋ
그런데 갑자기 리더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알았다고 데리러 온단다.
네명 모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그냥 기다렸다ㅋㅋ









그렇게 얼마 후, 우여곡절 끝에 리더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리더 이름은 티부.
원래 이런 여행에서 순탄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영화를 보면 가끔 위기도 있고 슬픈 장면도 나오고 그러는거지.
영화하니까 생각난건데, 우리 리더는 영화 13구역에 나오는 프랑스 형사를 닮았다. 잘생김.

그렇게 우리는 차를 타고 우리가 지낼곳인 MENAR로 갔다.
도착하니 워크캠퍼인 체코애들 두명이랑 캠프기구에서 일하는 프랑스인 몇명이 있었다.
체코애들 이름은 마틴과 수잔나이고 연상연하 커플이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탈리아 여자애랑 대만 여자애도 오기로 했었는데 무슨 문제인지는 몰라도 참여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한국인 두명 나랑 단하, 멕시코 페드로, 터키 푸앗, 체코 마틴이랑 수잔나. 이렇게 여섯명이다.
근데 친해지기도 전에 다들 배가고파서 일단 점심부터 먹고 숙소를 둘러보기로 했다.





여기가 우리가 지내게될 숙소이다. 안내문에는 텐트에서 잔다고 그랬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은 우왕ㅋㅋㅋ굿ㅋㅋㅋ
사실 우리 침대는 칸막이 뒤편에 있다. 이 공간은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다. 대개 워크캠프가 지원자들끼리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내가 참여한 캠프는 지원자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Homeless people 즉, 노숙자들이랑 함께 지내고 일하는 것이다.

리더 티부가 점심을 먹으며 설명해주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알콜, 마약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고
지금은 어떠한 노숙자들의 단체나 연합을 만들어 함께 고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괜히 불안하고 도난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땐 몰랐었다.
이 사람들이 그렇게 날 웃고 울게 만들며, 나의 마음에 이토록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은.

 



우리 캠프 리더가 티부라면 노숙자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카멜.
정말 이해심이 넓고 속이 깊다. 또한 영어도 할 수 있기에 현지 사람들과의 의사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는 어린아이들의 학교로 쓰고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시설이 매우 깔끔하고 색깔이 아기자기하다.





하지만 단 하나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샤워장ㅋㅋㅋㅋㅋㅋ
특수튜브에 물을 담아 저 안에 들어가서 위에 튜브를 걸고 수동으로 샤워하는 아주 멋스러운 방법이다.
임시로 만들긴 했는데 나중에 보수작업을 더 해준다고 했다. 사실 더 해도 똑같음ㅋㅋㅋㅋㅋㅋ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90년대 복고풍 트위스트스텝을 밟으며 신나게 요리할 수 있었던 주방





대충 짐을 풀고 카멜이 프랑스 전통 공놀이를 하자고 했다.
각자 다른 모양의 쇠공두개를 가지고 일정한 자리에서 던져 작은 나무공에 가장 가까이 가면 이기는..
뭐야 알고봤더니 땡금이자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에 역회전도 걸고 같은 팀의 공을 일부러 쳐서 가까이 보내기도 하고 아무튼 생각보다 두뇌게임이다.
나랑 푸앗은 이때부터 이 게임에 중독되고 마는데..ㅋㅋㅋ





왼쪽부터 푸앗, 페드로, 수잔나, 마틴, 카멜







마틴ㅋㅋㅋㅋㅋㅋㅋ





점수계산중





군대에서 내기 땡금 하는 실력 어디가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다운 장소와 아름다운 사람들
모든것이 행복한 추억을 남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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